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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풍설서
저자 | 마쓰카타 후유코 (지은이), 이새봄 (옮긴이)
출판사 | 빈서재
출판일 | 2023. 12.01 판매가 | 22,000 원 | 할인가 19,800 원
ISBN | 9791198063908 페이지 | 275쪽
판형 | 128*188*20mm 무게 | 250

   


난학이라는 단어는 에도시대를 다룬 일본사 책에서 어김없이 등장한다. 네덜란드 학문이라는 뜻이다. 전근대 시대에 어떻게 그런 학문이 성립할 수 있는지, 또 왜 네덜란드인지 의문이 꼬리를 문다. 난학이란 무엇인지에 관해서라면 한국어로도 출간된 난학자 스기타 겐파쿠의 저서 『해체신서』나 『난학사시』 등을 통해 어느 정도 답을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위의 질문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서는 해당 시기 일본의 대외관계와 도쿠가와 막부의 통치체제에 대한 넓은 시야의 이해가 필요하다.

이 책은 네덜란드 동인도회사의 일본 상관장이 도쿠가와 막부의 요청에 의해 제공한 정보를 적은 이른바 네덜란드 풍설서의 역사를 다루고 있다. 양국의 관계가 단순히 무역에 그치지 않고, 일본에서의 난학의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었던 단서가 풍설서 작성을 둘러싼 환경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음을 보여주는 책이다. 저자는 풍설서가 성립되기까지의 배경 및 그 내용, 풍설서 전달 과정에서 벌어진 사실관계의 왜곡, 정보의 정확성을 확보하기 위해 막부가 취한 정책 등을 양측의 문서를 통해 세세하게 설명한다.

나가사키에서 네덜란드어 통역을 담당했던 일본의 통사들은 모든 정보의 정확한 전달을 목표로 하지 않아도 처벌받지 않았다. 막부의 관리들도 이를 어느 정도 알고 있었지만 묵인했다. 막부가 필요로 한 정보만 전달되면 문제될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무역의 유지를 절실히 바랐던 네덜란드 측에서는 그러한 현실에 이렇다할 불만을 말할 처지가 아니었다. 가톨릭 교도의 일본 잠입을 막기 위한 정보 수집이라는 목적 하에 시작된 네덜란드 풍설서는, 시간이 흘러 해당 위험 요소가 사그러들자 점차 형식적인 내용으로 채워지게 되어 간다. 그러나 18세기 말 이후, 국제정세 변화에 따라 네덜란드 풍설서 작성을 둘러싼 제반 상황이 달라지면서 다시 한 번 풍설서는 변화를 겪는다. 프랑스 혁명 이후 유럽의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네덜란드 본국은 위기를 맞았고 동인도회사도 해체되었지만, 이를 숨기기 위해 마음 졸이면서도 일본의 네덜란드 상관은 무역관계를 유지했다. 본국에서 1년에 한 번 오던 배가 10여년 간 오지 않는 사태가 벌어졌음에도 버텨냈다. 장기간에 걸친 나가사키의 일본인 사회와의 유대 속에서 싹튼 신뢰 덕분이었다.

저자는 서문에서 조선과 에도 일본의 큰 차이점 중 하나로 서양과의 접촉 경험을 언급하고 있다. 본문에는 조선 이야기도 적지만 등장한다. 나가사키 창구가 네덜란드와의 교류 채널이었던 것처러 쓰시마 창구는 조선과의 채널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서는 다수의 조선 통신사 연구가 나와있으니 자세히 살펴볼 수 있겠다. 에도 막부에게 조선 통신사가 어떤 의미였을까를 객관적으로 이해하려면 적어도 네덜란드 풍설서에 대한 개괄적인 이해가 필요하다. 조선과 에도 막부의 교류 역시 `우정과 이해 타산의 기록이라 생각해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쓰시마 역시 에도 막부와 조선 양쪽의 심기를 건드리기 위해 지속적으로 문서 위조를 수행한 것은 이젠 널리 알려져있다.

이 책이 중요한 이유는 풍설서를 종합적으로 사실상 유일한 개설서라는 것도 있지만, 네덜란드 사료와 일본 사료를 교차 검토하여 네덜란드 풍설서를 통해 형성된 관계의 입체성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상호 간의 우정과 이해 타산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긴 이 흥미로운 문서의 세계는, 전혀 다른 타자를 이해하는 방식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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