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 회원가입
   Home    |    신간도서    |    분야별베스트    |    국내도서


유아 > 그림책 > 나라별 그림책
밤을 산책하는 개
저자 | 유르가 빌레 (지은이), 발렌티나 체르냐우스카이테 (그림), 서진석 (옮긴이)
출판사 | 바람북스
출판일 | 2025. 05.10 판매가 | 17,800 원 | 할인가 16,020 원
ISBN | 9791193801185 페이지 | 36쪽
판형 | 265*250*10mm 무게 | 422

   


한밤중 나의 반려인을 깨워 산책하러 가는 길
도시의 밤 거리는 얼마나 이상한 이야기로 가득한지


‘팬데믹 퍼피Pandemic Puppy’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급증한 반려동물을 가리키는 말이다. 재택근무가 늘고 사회 관계망이 느슨해지자 많은 사람들이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반려동물을 입양한 것이다. 개인주의가 일상화된 오늘날, 대가족이나 이웃사촌이 사라진 자리를 대신하고 있는 존재가 바로 반려동물이다. 예전 같으면 외롭고 쓸쓸할 때 친구나 가족을 찾았겠지만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반려동물에게서 위안을 받고자 한다. 이것은 전 세계적인 현상이기도 해서 산업화, 도시화가 진행된 모든 나라에서는 대부분의 삶이 비슷하게 닮아가고 있다. 밤 산책에 나선 반려견의 시선을 다룬 리투아니아 그림책 『밤을 산책하는 개』가 바로 우리의 이야기인 이유다.

주인공이자 화자는 검은 개, 이름은 ‘달’이고 캄캄한 밤이 되어야 산책을 나가는 독특한 습관을 갖고 있다. 개의 재촉을 받고서야 일어나는 반려 인간 역시 해가 지고 나서야 느지막히 활동을 시작하는 올빼미형 인간으로 보인다. 둘 모두에게는 밤이야말로 살아 움직이는 활동적인 시간인 셈이다. 달의 밤 산책이 텅 빈 공간을 고요히 가로지르는 일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도시의 밤은 움직이고 말하고 춤추는 존재들로 가득 차 있으니까. 달은 길을 걷는 동안 내내 누군가를 만나고 멈춰 서서 그들과 이야기를 나눈다. 하늘에 뜬 달, 검은 고양이, 탱고를 추는 쥐들, 책을 좋아하는 노숙자, 쓰레기를 치우는 청소부, 심지어 웅덩이에 사는 유령까지. 한밤중 거리는 얼마나 많은 이야기들로 가득한지. 그래서 팬케이크처럼 둥근 진짜 달은 아래를 내려다보며 이렇게 말한다. “나는 이 세상에 나 말고 다른 달은 없는 줄 알았는데.”

밤의 산책길에 만나는 친구들은 모두 환한 햇살 아래에서는 당당히 활보하기 어려운 처지다. 병균과 저주를 지녔거나 괴짜 아니면 미치광이들이니까. 불행을 몰고 다닌다며 욕먹는 검은 고양이나 쓰레기통을 뒤지는 쥐들은 말할 것도 없고, 노숙자나 청소부 같은 인간들도 한낮에는 눈에 띄지 않는 곳에 머물러 있곤 한다. 그러다 으슥한 밤이 되면 거리로 나와 서로를 알아보고 인사를 건네는 것이다. 한밤중은 이들 모두가 자신의 이야기를 늘어놓고 스스로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는 시간이다. 그리하여 밤의 거리에는 키득거리고 뽐내는 생명들로 가득하다. 물론 깨진 보도블록이나 웅덩이의 귀신처럼 흠집이 나고 의기소침한 존재들도 있다. 달은 그들의 상처를 핥아주고 누구나 사랑받을 수 있다며 다정하게 위로한다. “알지 못하더라도 그리워할 수 있지. 그리워할 수도, 사랑할 수도.” 이렇듯 밤은 온갖 그리움과 사랑, 치유가 넘쳐나는 시공간이다.


 

고객센터(도서발송처) : 02-835-6872
서울특별시 중구 퇴계로 10 메트로타워 16층 홈앤서비스 대표이사 최봉길
COPYRIGHT ⓒ HOME&SERVICE CO., LTD.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