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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 철학 일반 > 교양 철학
동무론
저자 | 김영민 (지은이)
출판사 | 글항아리
출판일 | 2025. 08.15 판매가 | 28,000 원 | 할인가 25,200 원
ISBN | 9791169094139 페이지 | 580쪽
판형 | 1012g 무게 | 152*208*48mm

   


근대 이후의 똑똑함을 잃지 않으면서
자아의 지옥과 인식의 감옥에서 벗어나는 길

공부하며 읽고 쓰는 것, 철학하면서 몸에 버릇이 스미도록 하는 것은 평생에 걸쳐 인간이 할 일이다. 『동무론』은 저자의 가장 핵심적인 저서다. 자아-타자, 지식(인식)-몸 등 근현대 철학에서 주요 이론을 구축했던 이들을 대부분 포괄하면서 비평의 언어를 마련하기 때문이다. 근현대 학자들이 제기한 주요 질문은 대략 다음과 같이 요약될 수 있다.
자아의 지옥, 인식의 감옥, 변증법 고리에서 어떻게 나아갈 수 있는가?(레비나스, 블랑쇼) 개념적 사유의 내재화에서 벗어나는 길은 무엇인가?(아도르노) 내 몸은 어떻게 내 문제에 앞설 수 있는가?(파스칼, 부르디외) 목숨 건 도약의 삶과 그 관계를 어떻게 일상화할 수 있는가?(키르케고르, 고진) 내 거울방, 그 상상적 동일시의 중력에서 벗어날 때 생기는 상흔은 어떻게 남아 있는가?(프로이트, 라캉) 사랑하면서 어리석지 않을 수 있는가?(베이컨, 바르트) 새로운 성/사랑의 문화를 정치적으로 재배치하려는 노력은 어떻게 가능한가? 노동-체계의 금기와 사랑-축제의 위반을 조화시키는 삶의 양식은 어떻게 가능한가?(라이히, 바타유, 마르쿠제)
저자는 이런 문제의식이 미해결된 지점에서 새로운 개념과 길로 나아간다. 그렇게 해서 이르는 핵심 질문은 이것이다. 연인, 친구, 타인이 아닌 동무의 길은 어떻게 생겨나고 유지되는가?
저자는 우선 ‘세속’의 개념들을 파고든다. 이어서 대안 개념들을 제시하는데, 가령 이렇다. 의도→몸. 친구→동무. 호의→실천. 향수→미래. 세속에선 앞엣것이 강조되건만, 저자는 뒤엣것을 하나둘 버릇으로 길들여야 한다고 말한다. 예컨대 왜 선한 의도가 아닌 몸이 중요할까? 저자는 ‘윤리’에서 가장 동떨어진 게 있다면 그건 바로 ‘생각’이라고 말한다. 생각과 의도는 ‘도덕적’ 자아를 구성할 수 있을지 몰라도 생활에서의 윤리를 생성해낼 순 없다. 생각은 경직된 괴물일 뿐이며, 자아는 거기 얹혀 자신의 도덕성을 되새김질한다. 하지만 세속에서 구원받을 유일한 가능성은 도덕에서 벗어날 삶의 형식을 제시하는 것이다.
구원은 흔히 말하는 신의 은총이 아니며, 삶의 양식과 버릇의 문제다. 이를테면 평소의 사귐은 그대로 둔 채 인식의 확장을 꾀한다고 해서 될 일이 아니다. 흔히 인간은 생존, 사랑, 놀이, 권력, 구원 속에서 서로 연대해 친구나 연인이 된다. 이런 관계의 밑바탕에는 이기심, 호의, 적대감, 공포, 희망이라는 심리적 계기들이 있다. 하지만 ‘심리’는 관계에서 가장 먼저 탈피해야 할 기제다.
이 책에서 말하는 동무는 부사적 혹은 동사적 개념이다. 저자는 부사적 삶을 오랫동안 이야기해왔는데, 가령 앎이란 의식 속에 확고히 뿌리내리는 것이 아니듯, 사귐 역시 상대를 겪는 과정에서 잠시 생성되는 관계다. 동무는 “체제와의 창의적·부사적 불화를 촉매로 연대”하는 이들이다. 반대로 정과 마음과 추억에 묶인 관계 속에서 진보는 피어날 수 없다. 동무는 진보의 페르소나가 남용되지 않도록 먼 길을 걸어가야 한다. 우리가 사는 세계에서는 남성의 일과 친구, 여성의 사랑과 가족이 진리처럼 여겨졌다. 그러니 동무란 진리를 말하지 않도록 조심하는 관계이며, 수행적 일리一理들의 재서술로 생활의 무늬를 조금씩 겹쳐가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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