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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시/희곡 > 중국소설 > 경제사/경제전망
조연 여배우
저자 | 등구운 (지은이), 이기선 (옮긴이)
출판사 | 글항아리
출판일 | 2025. 06.06 판매가 | 19,000 원 | 할인가 17,100 원
ISBN | 9791169093941 페이지 | 456쪽
판형 | 133*200*21mm 무게 | 593

   


배우란 무엇인가?
‘영화 속 연기’와 ‘영화 같은 삶’이 구별될 수 있을까?

수동적이고 주변적으로 보이지만 ‘자각’으로 가득한
‘말’로써 ‘관계’를 살아내는 우리 모두에게 바치는 소설

★ 제23회 타이베이 문학상 연금부문 대상 ★

“이 작품이 영화나 드라마로 만들어진다면 그 자체로
많은 배우 지망생에게 꿈의 도전이 될 것이다.”
_ 타이완금마장영화제 집행위원회 원톈샹聞天祥

글항아리 ‘묘보설림’ 시리즈의 열아홉 번째 책으로 등구운의 장편소설 『조연 여배우女二』가 출간되었다.

등구운은 타이완의 배우이자 연출가이면서 소설가다. 타이완 국립정치대학에서 한국어와 광고학을 전공한 그는 한국어에 대한 애정이 깊어 자신의 이름을 현지 발음인 ‘덩주윈’이 아니라 한국 발음 ‘등구운’으로 표기해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번에 소개되는 『조연 여배우』는 권위 있는 제23회 타이베이 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작가의 최근작이자, 배우로서의 삶을 고찰한 자전적 소설이다.

주인공 황청黃澄은 일본 여배우와 닮았다는 이유로 우연히 연기에 발을 들인다. 대역으로 시작한 그녀의 연기 인생은 좌절과 기다림의 연속인 신인 시절, 배움을 찾아 떠난 유학 시절, 또다시 불안과 끊임없는 평가로 이어지는 조연 시절로 조금씩 나아간다. 기다림의 고통 속에서 그녀는 아무리 작은 역할이라도 배우의 특별한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 하며, 그 작은 역할의 배우가 주인공인 다른 이야기도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소설 전반에 걸친 주연과 조연의 구분은 그녀의 가족 안에서도 이어진다. 가족 안에서의 주연은 절대로 넘어설 수 없을 것 같은 완벽한 존재인 언니 황첸黃?이다. 황청보다 열두 살 많은 황첸은 그녀의 언니이자 보호자이며 롤모델이다. 황청은 결코 황첸을 뛰어넘을 수 없다. 그녀가 연기를 하게 된 것도 먼저 시작한 언니 때문이고, 무엇이 되고 싶냐는 질문에는 ‘황첸’이 되고 싶다고 말한다. 황청은 자신이 가족 안에서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조연이라는 사실을 고통스럽게 받아들이지만, 황첸은 자신에게는 없는 재능을 가진 동생에게 무한한 가능성이 있음을 알아차린다.

성인이 되어 사회로 나온 황청은 감독과의 관계, 남자친구와의 관계에서도 조연의 자리에 선다. 그러나 황청은 권력관계에 의해 어쩔 수 없이 한 선택도 스스로 한 것이라 믿으며 자신의 위치, 자신이 진정으로 가진 것은 무엇이고 포기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 끊임없이 탐구한다.

사회에 막 발을 디딘 스무 살부터 조연으로 자리 잡은 마흔 살이 될 때까지 대역과 신인, 조연을 거치며 어리석고, 서툴고, 미숙했던 그녀는 끊임없이 넘어지고 상처받고 상실감을 느끼지만 소설 말미에 이르러 그녀에게는 결코 도달할 수 없어도 자신을 나아가게 하는 이상이 있음을 깨닫고 수천 가지로 해석될 수 있는 운명을 살아가기로 한다.

이 소설은 거절이 두려워 생일에 반 친구들을 초대도 하지 못했던 소녀가 성인이 되자마자 대역 배우로 데뷔해 20여 년간의 시련과 성장을 거치며 배우가 되어가는 이야기다. 동시에 이 소설은 누구나 궁금해하는 주연이 아닌 아무도 관심 가져주지 않는 조연 같은 평범한 여성이 사회와 가정, 일과 사랑에서 상처받으면서 배우고, 좌절하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이야기다.

우리는 성장 스토리, 곤경 속에서도 결국은 성취해내는 성공 스토리를 많이 봐왔지만, 관객은 성장이나 성공 자체 또는 그것을 이루는 경로보다는 인물이 계속해서 상처를 입으면서도 어떻게 살아내느냐를 보고 싶을 것이다.

누군가의 대역으로 시작해 실패와 좌절의 연속인 신인을 거쳐, 정체되고 있다는 괴로움과 불안함으로 점철된 조연으로 성장하면서 겪는 주인공의 심리적 조급함과 상실감, 방황과 성취감을 작품은 그대로 전달하고 있다.

이 작품이 힘 있는 이유는 일본 여배우와 닮아 데뷔한 소설 속 황청처럼, 작가 등구운이 실제로 ‘전지현’을 닮아 그녀의 대역으로 데뷔했다는 점, 연기에 대한 갈증 때문에 유학길에 올랐던 작가 자신의 경험이 바탕이 되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모두 내 인생의 주연이다’ ‘인생은 한 번도 사소한 적이 없었다’와 같이, 자신의 좌절과 상처를 속삭이며 다시 일어날 수 있다고 조용히 위로한다. 매우 수동적이고 주변적으로 보이지만 자각으로 가득 찬 황청이 그랬듯 포기하지 말고 선택해나가야 한다고.

배우와 작가의 차이는 무엇일까. 배우는 글을 분석하고 캐릭터 자서전을 쓰며 관객을 앞에 두고 연기하는 사람이다. 반면 작가는 혼자서 독자를 상상하며 쓰는 사람이다. 등구운의 문장은 그래서 ‘자기와의 대화’처럼 느껴질 때가 많다. 이 소설의 빼어난 묘사와 우아한 은유는 이런 자기와의 대화의 산물이다. 내가 나에게 이런 표현이 좋은지, 맞는지, 합당한지, 적절한지 묻고 있는 것 같다. 그렇게 성장해나가면서 배우인 작가는 수많은 감각과 감정을 깊이 있고 세밀하게 묘사해낸다.

작품을 심사한 문학상 심사위원은 “기교 또한 감탄을 금할 수 없다”고 말한다. 작품의 전반부에서는 중요한 사건과 반전을 드러내지 않다가 후반부에서 거슬러 올라가는 방식으로 독자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기 때문이다.

정밀하고 성숙한 연기의식은 ‘조연’과 ‘배우’라는 단어가 결코 들러리가 될 수 없다는 걸 독자로 하여금 인정하게 만들어준다. 작가는 캐릭터를 묘사할 때 관객의 시선을 정확히 인식해 캐릭터의 성격과 이미지를 분명하게 그려낸다. “타이완 소설에서 부족한 이러한 부분에 대한 분명한 해결안을 찾은 것 같다”는 심사평도 있다.

이 책은 극장, 연극, 공연을 이야기하면서 동시에 사회에 대해서도 말하고 있다. 사회도 연극이 펼쳐지고 있는 일종의 극장이기 때문이다. 양자 간의 호응은 책에서 가상과 현실의 대비를 보여준다. 캐릭터를 구축하고, 자신을 찾아 스스로 개조하면서 결국은 깊은 철학적 사유를 만들어내는 걸 바라보는 묘미가 있다.

가장 탁월하게도 작가는 드라마와 현실을 넘나들면서도 자기 연민의 늪에 빠지지 않는다. 오히려 이러한 경험을 무기로 한 유연함과 강인성으로 삶의 철학을 탐구하고 “영화와 같은 인생”을 예리한 시선으로 생생하게 그려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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