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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의 기억
저자 | 제롬 드 그루트 (지은이), 전방욱 (옮긴이)
출판사 | 이상북스
출판일 | 2026. 03.24 판매가 | 27,000 원 | 할인가 24,300 원
ISBN | 9791194144120 페이지 | 424쪽
판형 | 656g 무게 | 142*210*32mm

   


이 책 《유전자의 기억》(Double Helix History: Genetics and the Past)은 DNA와 유전학이 역사, 정체성, 문화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저자 제롬 드 그루트는 지난 20여 년간 폭발적으로 축적된 유전학 지식이 단순히 생의학이나 연구 현장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공공의 상상력과 문화적 실천 속에서 과거를 이해하는 방식을 변화시키고 있다고 진단한다. 고DNA 분석, 유전자 계보학, 가족사 연구, 공공 기억, 범죄 수사, 식민주의 재검토, 미술·문학·힙합 등의 문화 실천에 이르기까지 DNA는 역사와 자아를 새롭게 서술하게 만드는 핵심 장치로 작동한다.
드 그루트는 유전학의 개입이 기존 역사학의 핵심 개념인 ‘증거·기록·윤리·자아’를 재구성하고, 과거와 현재 사이의 관계를 다시 사유하게 만든다고 말한다. 특히 고DNA 연구는 기존 문헌 중심의 역사 서술을 넘어 신체라는 매개를 통해 과거에 접근하는 새로운 길을 열었고, 아프리카 디아스포라 연구나 가족사 DNA 검사는 사라졌거나 지워졌던 역사적 연결을 복원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동시에 DNA는 인종·민족·국가·정체성 정치의 새로운 전장을 형성하며, 생물식민주의와 윤리 문제를 제기하기도 한다. ‘과거를 해석할 권리는 누구에게 있는가’라는 질문도 던져진다.
이 책은 DNA가 단순한 과학적 데이터가 아니라 과거를 ‘읽는 방식’을 바꾸는 상상력의 장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저자는 이를 ‘이중나선 역사’라는 개념으로 설명하며, 유전학이 공공·실천·정치·윤리·상상·자아라는 여섯 영역을 가로지르며 역사 이해를 변형시키는 방식을 탐구한다. 포스트게놈 시대로 접어든 지금, 우리는 과거를 무엇으로 알고, 어떻게 서술하며, 누가 이야기할 권리를 갖는지 다시 질문하게 된다. 《유전자의 기억》은 과학과 인문학의 경계를 오가며 역사학의 미래를 생각하게 하는, 도발적이지만 매우 시의성 있는 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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