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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시/희곡 > 문학의 이해 > 작가론
표준어 바깥에서
저자 | 박홍규 (지은이)
출판사 | 틈새의시간
출판일 | 2026. 09.11 판매가 | 19,000 원 | 할인가 17,100 원
ISBN | 9791193933268 페이지 | 294
판형 | 128*188*15 무게 | 294

   


읽고 쓴다는 것은 이처럼 재능의 문제가 아니라 자격의 문제로 치부되었다. 그런데 ‘자격 없다’고 여겨지던 그 자리에서 누군가는 썼다. 『표준어 바깥에서』는 바로 그 지워진 자리를 복원하는 책이다. 이 책은 세계문학사를 빛낸 작품이 아니라 “누가, 어떤 글을, 어디에서 썼는가”의 관점에서 다시 배열한 열일곱 편의 작가론이다. 저자 박홍규는 이들이 원래는 글을 쓸 자격조차 주어지지 않은 자리에서 글을 써냈기 때문에 다시 읽혀야 한다고 말한다. 신분과 성별에 따라 문자 접근이 갈렸던 시대는 끝났다고 흔히 말한다. 그러나 형태만 바뀌었을 뿐 그 구조는 여전히 작동한다. 과거에 라틴어 교사와 값비싼 종이가 계급을 갈랐다면, 오늘날에는 이른 나이부터 쌓인 독서량과 값비싼 사교육, 정교하게 다듬어진 논술 훈련이 그 자리를 대신한다. 2,500년의 시차를 두고도 같은 질문이 반복된다는 사실이야말로 ‘표준어 바깥에서’ 태어난 이 문장들을 지금 다시 읽어야 할 이유다. 노예로 팔려 다니며 말을 잃었던 이솝은 동물의 입을 빌려 우화를 남겼고, 구두약 공장에서 일하던 열두 살 소년은 그 경험을 『올리버 트위스트』로 되살렸다. 정비공으로 청년기를 보낸 주제 사라마구는 쉰여덟이 되어서야 자신만의 문장을 완성해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시대순으로 배열된 4부, 17편의 작가론은 계급과 젠더, 인종과 식민의 억압이 겹친 자리에서 태어난 문학의 세계를 보여준다. 『표준어 바깥에서』가 지금 다시 던지는 질문은 하나다. 당신이 서 있는 자리에서, 당신도 쓸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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