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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의 충동
저자 | 최윤정 (지은이)
출판사 | 바람북스
출판일 | 2025. 12.15 판매가 | 25,000 원 | 할인가 22,500 원
ISBN | 9791193801215 페이지 | 102쪽
판형 | 200*230*11 무게 | 153

   


9세기 사진이 처음 등장했을 때 시인이자 미술평론가였던 샤를 보들레르는 사진 기술이 “예술의 가장 치명적인 적”이라고 비난했다. 그리고 오랜 시간이 흐른 후, 2022년 미국의 한 미술대회 수상자가 “예술은 죽었다. AI가 이기고, 인간이 졌다”라는 인터뷰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실제로 그는 AI를 활용한 디지털 미디어 작품으로 미술 부분 대상을 수상한 터였다. 이후 급속도로 이루어진 AI 기술의 발달은 예술 창작자들에게 가장 큰 타격을 가하는 것으로 보인다. AI가 더 빠른 속도로, 더 나은 결과물을 내놓는다면 인간 예술가들에게 작업물을 의뢰할 까닭이 어디 있을까? 산업적, 경제적 논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사회에서 예술의 가치는 작품의 가격이 얼마인지로 판단되곤 한다. 예술을 하나의 상품이나 결과물로 축소해서 바라본다면 선을 긋고 색을 칠하고 무언가를 만지고 다듬는 모든 행위는 그저 기술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과연 그러한가. 예술은 단지 화려한 갤러리에 걸려 높은 가격에 거래되기 위해서 존재하는가.
최윤정의 드로잉 에세이 『선의 충동』은 바로 예술의 존재 의미에 대해 질문하는 책이다. 저자는 조르주 바타유, 장 다비드 나지오 등을 우리말로 옮긴 프랑스어 번역가이자, 90년대 이후 한국 아동문학의 발전을 이끌어온 대표적인 아동문학평론가로 평생 글을 쓰고 책을 만들어온 인물이다. 그런 저자가 처음 드로잉을 시작한 것은 미켈란젤로의 화집을 번역하던 어느 날, 어린 자녀들이 쓰고 남은 종합장에 거장의 그림을 따라 그리면서부터이다. 이후 간헐적으로 시도하던 그림은 어느새 취미를 넘어서 작업실을 마련하고 전시회를 열 정도로 발전했다. 이전에도 『양파 이야기』 『우호적인 무관심 』 등 에세이에 자신의 그림을 담아 출간한 적은 있지만 본격적인 ‘드로잉 에세이’로는 첫 책이다.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미술교육을 거친 것은 아니지만 저자가 이십여 년 간 갈고 닦아온 그림 작업은 진지하고 본격적이다. 때로는 활달하고 거침없는 선이 페이지를 가로지르고, 때로는 뜯어붙이고 덧대어 그린 콜라주가 화면을 가득 메운다. 저자는 모든 어린이는 예술가로 태어난다는 피카소의 말에 기대어 한때 어린이였던 모든 인간은 예술가였다고 믿으며, “드로잉이란 보이지 않는 힘이 보이는 것으로 전환되는 순간”이라는 요셉 보이스의 말을 디딤돌 삼아 그림을 그린다. 따라서 그의 드로잉은 근사한 미술 작품을 완성하기 위한 작업이라기보다 지극히 인간적인 존재 방식이자 한 인간이 자기 자신으로 온전히 존재하고 그 과정에서 위로와 보상을 받는 행위가 된다. 그리고 선을 긋고 그림을 그리는 행위를 마음을 다스리는 일로 바라보게 되면 어째서 예술이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인지 이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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