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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시/희곡 > 과학소설(SF) > 한국 과학소설
토막 난 우주를 안고서
저자 | 김초엽, 천선란, 김혜윤, 청예, 조서월 (지은이)
출판사 | 허블
출판일 | 2025. 06.18 판매가 | 17,000 원 | 할인가 15,300 원
ISBN | 9791193078563 페이지 | 340쪽
판형 | 130*198*30mm 무게 | 442

   


우리의 낙원은 늘 폐허 위에서 시작되었다
김초엽, 천선란, 김혜윤, 청예, 조서월
한국과학문학상 10주년 대표작가 앤솔러지

“지금 가장 쓰고 싶은 이야기를 써볼까요?”
이에 대한 다섯 작가의 공통된 응답, “죽음 너머, 그리고 사랑”

SF 전문 출판사 허블에서 한국과학문학상 10주년을 기념하여 수상 작가 다섯 명과 함께 SF 앤솔러지 『토막 난 우주를 안고서』를 선보인다. 허블 편집부는 다섯 작가에게 주제를 제시하지 않은 채 “지금 가장 쓰고 싶은 이야기” “솔직하게 마음이 가는 이야기”를 써달라 부탁했고, 작가들은 “죽음 너머의 세계”와 “그곳에 남은 사랑”이라는 공통된 응답을 내놓았다. 서로 의견을 나누지 않았음에도, 작가들이 죽음을 공통된 주제로 쓰게 된 이유는 작가노트에서 엿볼 수 있다.

“이 소설은 작업하는 데 무척 오래 걸렸다. (…) 일상이 그럭저럭 이어질 거라는 믿음이 통째로 흔들리는 일련의 사건들(내란을 비롯한 이후의 여러 사태들).” _김초엽, 작가노트 중에서
“소설을 쓰는 내내 가장 마음을 떠나지 않았던 싸움이 두 개 있었다. …) 김형수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 지회장의 고공 농성. 그리고 파주시 용주골 시위” _김혜윤, 작가노트 중에서

이렇듯 죽음과 멸망의 징후가 일상이 된 세계에서 작가들은 죽음 너머의 이야기를 꺼내들었으며, 죽음 이후의 세계에는 그리고 우리의 마음에는 무엇이 어떻게 남는지를 질문하며, 사라진 존재와 남겨진 존재 사이의 관계를 그려낸다. 이러한 상상은 인간의 종에 국한되지 않고, 동물, 외계인, 복제인간, 로봇, 심지어 좀비와 지구라는 행성으로까지 확장하면서, 단절 그 너머의 연결에 대해 탐구한다.

첫 번째 작품 김초엽의 「비구름을 따라서」는 죽은 룸메이트가 보내온 추모식 초대장에서 시작된다. 오직 죽은 이에 대한 소중한 기억과 마음 때문에 초대장을 따라간 이들은, 현실 세계에는 존재하지 않는 물건들과 단서들을 통해 그가 죽은 것이 아니라 다른 세계로 건너갔을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을 상상하고 추론한다. 초대장의 진위를 파악하려는 과정에서 각자 죽은 이와 함께한 기억이 드러나고, 그 기억들이 재조립되면서 남겨진 이들은 감당하기 어려운 진실과 마음에 도달하게 된다.

두 번째 작품 천선란의 「우리를 아십니까」는 존엄사를 택할 만큼 고통스러운 병에 걸렸지만, 좀비에게 물리는 바람에 인간도 좀비도 아닌 존재가 되어버린 화자의 이야기다. 좀비 사태 이후의 세계에서 화자는 정신을 간신히 붙든 채, 좀비가 되어버린 아내와 함께 떠돌며 ‘인간 이후’에도 지속되는 사랑과 책임에 대해 생각한다. 좀비의 뇌에서 발생하는 훼손된 과거의 기억과 좀비의 몸에서 받아들이는 모호한 감각이 뒤섞인 상황 속에서도, 화자는 아내의 손을 놓지 않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세 번째 작품 김혜윤의 「오름의 말들」은 낯선 방식으로 감정을 표현하는 외계 생명체 ‘오름’들과의 소통을 시도하는 연구자들의 이야기다. 오름을 이용하려는 세력의 총구가 밀어닥치는 상황에서도, 이 낯선 존재들에게 끝내 경고 메시지를 전하려는 그들의 사투는 오름과의 마지막 소통으로 이어진다. 같은 언어로 소통하면서도 결국 총부리를 겨누게 되는 인간들 간의 관계와, 오직 전기 자극으로만 소통하면서도 목숨을 함께할 만큼 깊은 유대를 맺게 된 오름과 인간 간 관계가 대조되며, 진정한 마음의 연결이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네 번째 작품 청예의 「아모 에르고 숨」은 자신을 남겨두고 떠나간 연인이 남긴 복제체와 사랑을 나누던 인물이, 그 사랑의 결핍과 의심 끝에 결국 자신을 복제해 궁극적 사랑의 실험을 진행하게 되는 이야기다. 진짜와 복제에 대한 의심, 진실된 사랑과 그렇지 않은 사랑에 대한 탐구는 윤리의 제동 없이 계속되며, 끝내 극단적으로 달려가는 주인공의 선택을 통해 주인공이 추구하는 진정한 사랑의 모습으로 다가간다.

마지막 작품 조서월의 「Im Not a Robot」은 광활한 사막 외곽에 홀로 남은 노인과 로봇이 서로를 보살피며, 서로가 서로에게 가장 중요한 일이란 무엇이었는지를 끊임없이 질문하는 이야기다. 노인은 어느 누구에게도 읽히지 못할 소설을 쓰고, 로봇은 그 글을 어떻게든 다른 인간들에게 전하려 애쓴다. 끝내 죽음을 맞이한 노인을 향한 로봇의 감정과 애도를 통해, 인간과 로봇이라는 종의 차이를 넘어 서로의 마음이 연결되는 방식에 대해 질문한다.

이처럼 『토막 난 우주를 안고서』에 실린 다섯 편의 소설은, 죽음 이후에도 남은 이들 사이에 지속되는 기억과 마음, 그리고 끝내 사랑에 이르게 되는 감정을 이야기한다. 각 작품은 죽음을 통과한 관계가 어떻게 이어질 수 있는지를 서로 다른 방식으로 그려내며, 죽음과 멸망 앞에서 사랑을 의심하고 불안한 시선으로 ‘죽음 너머’를 바라보는 작가들의 시선을 담아낸다. 그렇게 작가들은 스스로가 만든 폐허 위에, 불온하면서도 낭만적인 영혼들의 낙원을 다시 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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