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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 아프리카/오세아니아사 > 현대사
해적 계몽주의
저자 | 데이비드 그레이버 (지은이), 고병권, 한디디 (옮긴이)
출판사 | 천년의상상
출판일 | 2025. 06.02 판매가 | 19,500 원 | 할인가 17,550 원
ISBN | 9791190413923 페이지 | 280쪽
판형 | 128*200*20mm 무게 | 364

   


해적들과 마다가스카르 여성들이 함께 만든
모두가 평등하고 자유로웠던,
가장 멀리 나아간 민주주의 실험

인류학자 데이비드 그레이버의 마지막 유작
2023년〈뉴요커〉선정 올해의 책

계몽주의는 서구에서 탄생하지 않았다
― 바다의 무법자 해적들과 검은 피부 여성들이 함께 만든 원형적-계몽주의


서구 근대의 위대한 출발점으로 찬미하며 ‘계몽주의’를 떠올리자마자, 몽테스키외와 볼테르 그리고 백과전서파의 디드로 같은 ‘서구’의 백인 남성 사상가들이 저절로 연상될 것이다. 계몽주의를, 과학적 인종주의와 근대적 제국주의, 집단학살의 기초가 되었다고 보는 급진적 사상가마저 이러한 서구 중심성을 벗어나지 못하긴 마찬가지다. 이 책 『해적 계몽주의』의 저자 인류학자 데이비드 그레이버는 “계몽주의를 옹호하든 비판하든 그간 이어져 온 논쟁들은 오히려 우리를 더 근본적인 질문으로부터 멀어지게 만들었다”고 지적한다. 우리가 진짜 던져야 할 질문은 바로 “계몽주의 이상들, 특히 인간 해방에 대한 계몽주의 이상들이 과연 의미 있는 방식으로 ‘서구적’이라고 불릴 수 있는가?”라는 것이다.

그레이버에 따르면, 우리는 ‘백인’의 완곡한 표현에 불과한 ‘서구인’이라고 부르는 사람들의 인종적 오만함에 대한 비난을 구실로 ‘백인’으로 분류되지 않은 모든 이들이 역사, 특히 지적인 역사에 미친 영향을 배제해왔다. 그 대신 역사, 특히 급진적 역사가 일종의 도덕 게임이 되어버렸는데, 이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역사의 위인들이 저질렀던 인종주의, 성차별주의, 배외주의를 결코 용서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하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루소를 비판하는 사백 쪽의 책이 여전히 루소에 관한 사백 쪽의 책이라는 사실은 전혀 인식하지 못한다. 루소를 비판하는 그 행위 자체도 여전히 루소라는 서구의 백인 지식인만을 부각시킬 뿐, 비서구의 지적 영향과 성취를 배제하는 것은 마찬가지인데도 말이다.

계몽주의 사상이 활짝 개화한 곳들이 파리, 에든버러, 쾨니히스베르크, 필라델피아와 같은 도시들에서였을지 모르지만, 그것은 서구의 몇몇 지식인이 만든 게 아니라, 전 세계를 종횡무진했던 대화와 논쟁, 사회적 실험들의 산물이었다. 대서양, 태평양, 인도양의 해양세계들은 이 모든 과정에서 특별한 역할을 했는데, 가장 활발한 대화가 이루어졌을 곳이 바로 배 위와 항구 도시들이었기 때문이다. 유럽 계몽주의 시대는 무엇보다 지적 종합의 시대였다. 과거에는 지적으로 후미진 곳이었던 영국과 프랑스가 급작스레 세계 제국의 중심이 되어 그들로서는 깜짝 놀랄 만큼 새로운 사상들, 예를 들어 아메리카에서 온 개인주의와 자유의 이상들, 중국에서 영감을 받은 관료제 국민 국가라는 새로운 개념, 아프리카의 계약 이론들, 그리고 중세 이슬람에서 독창적으로 발전된 경제 및 사회 이론들을 접하게 되면서, 이들을 통합하려 했던 것이다.

이 책『해적 계몽주의』는 그간 은폐되고 무시되어왔던 계몽주의의 비서구적 기원들, 그레이버가 ‘원형적-계몽주의’라고 이름 붙인 것 중 하나로, 해적들과 마다가스카르 선주민들에 주목한다. 17세기 말과 18세기 초 수천 명의 해적이 마다가스카르 북동부 연안을 자신들의 거처로 삼았고, 여기서 최초의 계몽주의 실험이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이는 해적들의 민주적인 통치 방식과 마다가스카르 정치 문화의 평등주의적인 요소들을 창조적으로 종합한 것이었다. 바다의 무법자 해적들과 검은 피부의 여성들이 함께 만들어간 가장 급진적인 정치 실험의 현장으로 가 보자. 어쩌면 역사에서 영원히 사라져 버릴 뻔한 그 이야기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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