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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 철학 일반 > 교양 철학
한국적 교양의 실패와 여자들의 공부론
저자 | 김영민 (지은이)
출판사 | 글항아리
출판일 | 2025. 11.17 판매가 | 17,500 원 | 할인가 15,750 원
ISBN | 9791169094450 페이지 | 256쪽
판형 | 135*200*15 무게 | 333

   


자영업자의 인문학
잡박한 심리를 뚫고 얻어내야 할 신뢰

공부의 한 방법이 글쓰기이듯이, 말하기도 타자를 대하는 ‘응하기’로서 공부의 중요한 방법이다. 글항아리에서 펴내는 철학자 김영민의 ‘장숙강 시리즈’는 글을 쓰고, 타인들을 만나 응하며 말하는 데서 공부의 계기를 마련하려는 의도를 품고 있다. 시리즈의 첫 권 『조각난 지혜로 세상을 마주하다』에 이은 두 번째 권인 『한국적 교양의 실패와 여자들의 공부론』은 총 9강으로 구성되며, 교양이 생활에 안착하지 못할 때 얼마나 표피적이고 피상성이 넘치는가를 짚는다. 피상성은 거래관계가 지배적인 곳에서 활짝 꽃을 피우며, 자영업자 천국인 한국에서는 예컨대 식당에서 그 예를 흔히 엿볼 수 있다.
1강은 ‘식당의 인문학’에 대해 말한다. 온종일 상거래에 묶여 있는 자영업자라고 해서 주체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음식은 삶의 기본이고, 만남의 중요한 매개체이므로 식당 주인은 전문가의 기량을 발휘해야 할 뿐 아니라, 손님에 대한 동정적 헤아림도 지녀야 한다. 하지만 식당 주인과 종업원들은 종종 자기 정서에 붙들려 있다. 어떤 주인은 얼굴에 짜증이 배어 있고, 어떤 주인은 손님이 주문할 때 하품하는데, 삶의 질을 규정하는 생활정서가 어떤 태도에 저당잡혀 있는가를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장사로 돈을 벌 때 그 삶엔 종종 왜곡된 상업 윤리가 자리해 있다. 물질적 하부구조는 정서·환상·습관을 형성하는 상부구조와 곧잘 어긋나며 삐걱거린다. 이처럼 붙박인 정서와 습관에 대고 계몽을 논하기란 쉽지 않다. 그럼에도 저자는 상거래에 뛰어든 개인들이 전문성의 책임과 환대의 윤리라는 보편성을 지녀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들이 장사를 재물을 쌓을 수단으로만 삼은 게 아니라면 인간적·윤리적·철학적 보람을 거기서 찾지 않을 수 없으며, 한낱 장사라 해도 예禮가 있다면 그로부터 거룩한 아우라가 뿜어져 나올 수 있다.
이 책 전반에 흐르는 정신은 ‘실용성’이다. 그런 관점에서 식당의 인문학은 3강 ‘잔인하지-않기에서 신뢰까지’와도 이어진다. 신뢰는 한옥으로 치면 용마루나 치미에 견줘질 정도로 인간의 덕목 가운데 빛나는 정점이다. 실용적 삶에서 신뢰가 왜 중요한가. 그것은 비용 절감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자가 말하는 신뢰란 사사로운 정이나 그 내용에 포박되어 있지 않다. 이것은 빛나는 형식으로서, 저자가 늘 강조하는 연극적 수행과 닮아 있다. 이것은 타인과의 관계에서 발생하기보다 오히려 자기 심리의 잡스럽고 혼란한 상태를 넘어서서 자기 명령 체계를 꾸준히 지켜나가는 일관성에서 맺어질 수 있는 열매다. 이런 사람으로부터는 신뢰가 열매를 맺어 마침내 ‘실력’으로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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