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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 인문 비평 > 교양 심리학
상처를 끄는 존재들
저자 | 수나우라 테일러 (지은이), 송은주 (옮긴이)
출판사 | 오월의봄
출판일 | 2026. 06.17 판매가 | 29,000 원 | 할인가 26,100 원
ISBN | 9791168731837 페이지 | 500쪽
판형 | 750g 무게 | 139*211*36mm

   


“환경파괴”는 장애화의 이야기다.“ 《짐을 끄는 짐승들》로 한국 독자들을 단숨에 사로잡았던 수나우라 테일러가 신작으로 돌아왔다. 9년 만에 펴낸 이 책에서 테일러는 오랜 고향인 미국 남서부의 도시 투손으로 돌아가, 자신은 물론 다른 여러 생명체들에게 심각한 장애를 초래한 유독성 폐기물(특히 TCE)의 역사를 좇는다. 미군과 방위산업체로 대표되는 거대한 식민주의적·자본주의적·인종주의적 폭력으로 점철된 그 역사는 지금도 여전히 진행 중이다.

‘장애의 시대Age of Disability’ 혹은 ‘장애세Disablocene’라는 그의 개념은 이처럼 무수한 생명체들이 회복할 수 없는 상처를 입은 채 환경오염과 생태파괴의 느린 폭력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지금의 시대를 적확하게 짚어내는 시도다. 또한 이는 생태적 위기가 표준이자 일상이 된 뉴노멀의 시대에 환경문제를 비판적 장애이론과 장애운동의 관점에서 굴절시키는 시도로, 위기와 재난의 상황에서 비장애인에 비해 훨씬 더 큰 위험에 노출되는 장애인과 소수자(빈민, 흑인/유색인, 여성, 아동)의 삶을 강력하게 염두에 둔다. 환경파괴를 장애의 문제로 바라볼 때, 우리는 그 피해와 상처를 일회적 사건이 아닌 삶 전반을 관통하는 끈질기고 지속적인 효과로 바라볼 수 있게 된다.

따라서 장애의 원인을 발견하고 비판하는 작업만큼 중요한 것은 장애와 함께인 삶의 구체적인 방안과 비전을 모색하는 일이다. 어떻게 장애와 함께 살아가고 번성할 수 있을까? 어떻게 취약한 존재들을 버리거나 유기하지 않는 미래를 상상할 수 있을까? 상처와 저항의 흔적 속에서 삶을 일구어간다는 것은 궁극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가? 테일러는 비장애중심주의에 맞서는 이런 물음들을 ‘장애생태’와 ‘상처 입은 자들의 환경주의’를 통해 구체화한다. 이는 인간과 인간 너머의 존재가 만들어내는 ‘장애의 네트워크’를 시사하며, 대멸종과 장애화의 시대에 과연 어떤 돌봄과 연대, 저항과 운동, 관계와 이야기를 지어가야 할지 고민하도록 이끈다. 이 긴밀한 얽힘을 외면하지 않을 때 우리는 죽음 혹은 건강한 삶이라는 이분법에 맞서 미래를 일궈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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