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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우리는 얼마나 오래 우리를 기억할까
저자 | 김점미 (지은이)
출판사 | 북인
출판일 | 2025. 12.15 판매가 | 12,000 원 | 할인가 10,800 원
ISBN | 9791165121877 페이지 | 140쪽
판형 | 152*223*7 무게 | 196

   


2002년 『문학과의식』으로 등단했고 시집 『한 시간 후, 세상은』, 『오늘은 눈이 내리는 저녁이야』를 출간했으며 2015년 제7회 요산창작기금, 2023년 제43회 이주홍문학상을 받은 김점미 시인이 세 번째 시집 『우리는 얼마나 오래 우리를 기억할까』를 출간했다.
김점미의 세 번째 시집 『우리는 얼마나 오래 우리를 기억할까』의 앞부분에 배치된 평범한 사람들에게 가해진 폭력과 안타까운 희생을 조명한 「민어탕」, 「오늘은 그의 진혼곡이 울려 퍼지고」, 「새봄, 오 새봄아!」, 「그날의 보고서」, 「이태원 민들레」, 「다시, 촛불」 등의 시편을 주목한다. 이들 시편을 통해 시인이 바라보는 세상의 풍경이 어디에 머무는지를 알 수 있다. 과거의 아픔과 상처가 아직 끝나지 않았고, 시인은 거대한 슬픔과 함께하고 있다는 것을.
세상은 시인을 아름다운 서정의 세계에만 머물러 있도록 하지도 않는다. 우리가 속한 세계의 안과 밖에서 크고 작은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국경 밖에선 우크라이나 전쟁, 국경 안에선 세월호·이태원 참사로 희생된 사람들과 느닷없는 비상계엄으로 혼란스러워진 삶을 다시 정상으로 되돌리기 위해 광장으로 나온 촛불을 든 시민들.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산 사람과 죽은 자가 한데 어울리는 풍경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묘사한 「행복한 도서관」(두 번째 시집 『오늘은 눈이 내리는 저녁이야』)은 세 번째 시집 『우리는 얼마나 오래 우리를 기억할까』의 방향성을 제시한다고 볼 수 있다.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 이후 봄은 더 이상 아름답지 않다. 2022년 10월 ‘이태원 참사’ 이후 가을도 더 이상 아름답지 않다. 봄과 가을은 아름다운 풍경 대신 “온통 붉”고도 “노란 이빨”을 드러낸 추악한 “입”으로 다가온다. “붉은 입”이 상징하는 것은 ‘거짓’과 ‘선동’이다. 반면 붉은 동백꽃은 진정한 사랑과 변치 않는 마음을 상징한다. “동백꽃 진 자리”에서 “뚝뚝 흘리는” 눈물은 비극적인 사건으로 인한 희생과 추모를 뜻한다. 망각은 힘이 세지만, 시인은 절대 잊지 않는다. “평생 변하지 않”겠다는 맹세와 자연환경은 그대로인데 오늘은 예사롭지 않다.
김점미 시인이 독일로 가져간(“한국에 호미를 두고 왔”다고 진술하지만, 나중에 가져갔을 것으로 보이는) 호미로 독일 주택의 정원이나 텃밭을 가꾸는 장면을 상상해본다. 얼마나 이질적인 평화인가. 1부에서 4부까지 각 1편씩, 봄 여름 가을 겨울이란 부제목을 단 「호미」 연작에서 ‘호미’는 기본적으로 노동의 도구이면서 시를 쓰는 창작의 도구, 삶을 가꾸는 몸의 기억으로 확장된다. 물론 한국과 독일을 오가는 시인의 자화상이다.
특별히 드러날 것 없지만, 지극히 평범한 일상의 회복을 위하여. 그런 평범한 삶이 유지되는 세상이 ‘유토피아’가 아닐까 여겨진다. “이 눈먼 시절이 끝나면 우리는/ 어떤 인종으로 기록될 것인가.” “세상은 보려는 자의 것”(「작은 새」)이다. “깨어날 시간”(「아직도 자니?」)이다. 이제 “시(詩)의 집에 앉아/ 사람의 기록장”(「시간의 색채」)을 펼치자. 시인은 기록하는 자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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