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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 중국사 > 중국근현대사(아편전쟁 이후)
붉은 녹색혁명
저자 | 시그리드 슈말저 (지은이), 이종식, 문지호 (옮긴이)
출판사 | 푸른역사
출판일 | 2025. 07.29 판매가 | 38,000 원 | 할인가 34,200 원
ISBN | 9791156122999 페이지 | 548쪽
판형 | 152*224*27 무게 | 712

   


역사서를 뛰어넘는 중국 다시 보기
중국 근현대사와 과학사의 세계적 권위자인 지은이가 쓴 이 책은 마오쩌둥 통치 시기를 중심으로 중국 농업과학사를 다룬 책이다. 아마도 읽기도 전에 “애걔” 하는 이가 대부분일 터다. 특히 1960년 전후로 수천만 명이 굶어 죽은, 인류 역사상 최악의 ‘대기근’을 떠올린다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이 책은 이러한 선입견을 산산이 깨뜨린다. 공식 문건, 전기(傳記), 언론 보도는 물론 현지 인터뷰, 포스터 등 다양한 사료를 바탕으로 마오 시대가 반과학적 시기가 아니라 인민이 직접 참여하고 생산하고 활용하는 ‘군중과학’을 통해 지속 가능한 농업 모델의 토대를 마련했던 시기였음을 흥미로우면서도 생생하게 보여준다. 이와 함께 “어떤 방식의 발전이 지속 가능한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면서 농업 과학에 대한 논의가 생산성 향상만이 아니라, 환경과 사회 문제가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에, 지속 가능한 농업 정책을 고민하는 한국 사회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시하고 있다.

마오쩌둥이 꿈꾼 ‘다른 과학’
이 책을 읽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그중 하나가 마오쩌둥이 꿈꾼 ‘다른 과학’이, 냉전 시기에 미국 주도로 탄생한 ‘녹색혁명’을 어떤 방식으로 수용해 사회주의 혁명에 접목해간 과정에 주목하는 독법이다. 지은이가 엘리트 과학기술인 중심의 하향식(양洋)이 아니라 농민 군중 중심의 상향식(토土)으로 생산현장에서 이뤄지는 농업 수확량 증대가 이뤄지는 과정을 세밀하게 살핀 덕분이다. 이를 통해 서양 과학기술과 전통 과학지식의 조화를 꾀하는 ‘토양병거(土洋竝擧)’, 정책의 실험과 실행의 확산을 뜻하는 ‘유점도면(由點到面)’, 농촌 과학실험 운동을 위해 노농(老農)과 지식청년, 현장 간부가 협력하는 ‘삼결합(三結合)’ 등 다양하고도 현실적인 개념들을 접할 수 있다. 이는 마오 시대의 ‘과학적 영농’과 관련된 다양하고 유의미한 경험들을 역사적 망각에서 길어 올려, 어떻게 하면 충분한 먹거리를 생산하면서도 농민들의 처우를 개선하는 등 과학기술이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바꿔 나가도록 하는 성찰을 제공할 것이다.

과학자와 농민 지식인의 분투
과학사를 다룬 책이지만 딱딱하지 않은 것이 이 책의 또 다른 미덕이다. 녹색혁명과 적색혁명의 접점에서 활약했던 유명 과학자는 물론 현장의 농민 지식인과 지역 간부들의 노력이 생동감 있게 그려져 있어서다. 미국에서 분류학을 배웠지만 귀국해서는 기생말벌을 이용한 사탕수수 천공벌레 방제법을 개발한 푸저룽은 ‘양’ 과학의 대표주자. 그는 문화혁명 기간에 농촌의 공방에서 노동자들과 함께 숙식하며 ‘누추한 오두막’을 그럴듯한 말벌 배양장으로 개조해 연구를 이어갔고, 흰개미 방제법을 개발한 농민 리스메이를 발굴해 대학 강단으로 이끌어주기도 했다. 서남농업대학교를 졸업하고 농학교 교사로 근무했던 저명한 벼 육종학자 위안룽핑은 대표적인 ‘토’과학자. 그 또한 안장농학교에서 연구하던 초창기에 모판을 기르기 위해 가마 공장에서 버려진 토기 항아리를 주워 와 사용했다. 근검절약을 통해 자력갱생하고자 진력했던 이들의 삶은 역사의 큰 물줄기에 가려지기 쉬운 인간적 흥미를 제공한다.

중국은 과학기술계의 ‘졸부’가 아니다
지난해 말 중국이 고성능 저비용의 인공지능(AI) ‘딥시크’를 개발했다는 뉴스로 전 세계가 떠들썩했다. 우리 국민 대부분도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하지만 이 책을 보면 중국은 적어도 과학기술 분야에서는 벼락부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마오 시대부터 과학계의 엘리트주의를 비판하고 노동자와 농민에게 과학자가 될 수 있는 교육과 취업 기회를 제공한 ‘군중과학’ 노선이 중국 ‘굴기’의 밑바탕에 있음을 이 책은 여실히 보여준다. 지은이에 따르면 마오 시대 ‘군중과학’에 의해 채택, 보급된 신기술 덕분에 대대적인 식량 증산이 이뤄지면서 싼값의 먹거리 공급이 가능해져 포스트마오 시기 경제 성장에 중요한 토대가 되었다는 것이다. 이 책이 우리 독자에게 그저 보아넘길 수 없는 책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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