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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 신화/종교학 >
제주신화 : 원형을 살려내고 반듯하게 풀어내다
저자 | 김순이 지음
출판사 | 여름언덕
출판일 | 2020. 10.10 판매가 | 20,000 원 | 할인가 18,000 원
ISBN | 9791155100912 페이지 | 504쪽
판형 | 152 * 225 mm 무게 |

   


신화(神話)는 신성한 존재에 관한 이야기다. 역사적, 현실적 이야기가 아니라 신비롭고 초월적인 존재들, 즉 신들이 세계를 어떻게 창조했는지, 질서와 제도들을 어떻게 만들었는지에 대해 말한다. 그러다 보니 현대를 사는 우리들과는 거리가 먼 이야기로 느껴지곤 한다. 많은 이들이 신화와 전설, 민담의 차이를 구분하지 못하는 가운데, 우리 민족의 신들은 거의 잊힌 존재 또는 텍스트 속에 갇힌 존재가 되었으며 제우스나 비너스 같은 이국의 신들이 오히려 더 친숙하게 여겨지고 있다. 이는 입에서 입으로 전승되는 구전 신화가 대부분인 우리 신화가 제대로 기록될 기회를 얻기 전에 그 의미와 가치가 폄하되는 시대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우리 민족 공동체의 꿈과 이상, 세계관이 반영되어 있어 삶의 지침으로 삼던 우리 신화는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의 이야기로 전락해버렸다.

그런데 흔적조차 희미해진 우리 신화의 원형이 이 나라의 끝자락인 제주도에 남아 있다. 이는 제주도가 오랜 세월 동안 고립된 공간이었기에 가능한 아이러니다. 흔히 일만 팔천 신들의 고향이라 불리며 신화에 뿌리를 둔 무속신앙이 면면히 이어지고 있는 제주도에서는 집안과 마을을 지키는 신들을 위하고 신화에 기반한 금기 사항을 철저히 지키는 게 생활화되어 있으며, 큰굿이 벌어질 때는 정성껏 마련한 제물을 들고 신당을 찾아가 이른 아침부터 늦은 저녁까지 치성을 드린다. 하지만 제주에서조차 이제 신화의 자리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마을 공동체 단위로 돌아가던 생활이 각 개인, 개별 가족 중심의 삶으로 대체되며 신당을 관리하고 굿판을 주도하던 공동체의 힘과 역할이 축소되고, 신화의 전승 주체인 무당의 계승자가 나오지 않고 있어서다. 이 모든 것을 미신과 시대에 낙후된 것으로 치부한 것도 큰 몫을 차지한다.

제주 출신으로 제주의 역사와 문화, 전통을 널리 알리고 보전하는 데 평생 힘써온 저자 김순이는 더 늦기 전에 제주신화가 온전히 기록되어야 함을 절감했다. 제주신화에는 고대 한국신화의 기본형이 유지되고 있기에, 제주신화가 사라짐으로써 우리 신화의 근본을 영영 잃어버릴 수 있기 때문이었다. 사실 장구한 세월에 걸쳐 제주어로 구전되어 오면서 제주신화는 이미 많은 부분 왜곡되거나 첨삭되며 원형이 훼손되었다. 특히 원시 고구려어, 고려시대 몽골어, 조선시대 중세 언어에 동남아 언어까지 뒤섞인 제주어로 굿판에서 불리는 무가(巫歌)는 제주 토박이라도 확연히 알아들을 수 없다. 제주어에 통달하고 신화를 두루 꿰찬 실력이 아니고서는 엉뚱한 풀이, 황당한 해석이 나올 수밖에 없어, 확실하게 인정받는 ‘제주신화의 정본’은 사실상 없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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