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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시/희곡 > 과학소설(SF) > 한국 과학소설
청포도를 줄게
저자 | 현호정, 임승유 (지은이)
출판사 | 허블
출판일 | 2026. 07.15 판매가 | 10,000 원 | 할인가 9,000 원
ISBN | 9791124668030 페이지 | 84쪽
판형 | 128*205*5mm 무게 | 109

   


소설 한 편, 시 일곱 편, 그리고 5문 5답
현호정과 임승유의 〈SF 소설×시〉


SF 전문 출판사 허블에서 새로운 형태의 SF를 선보인다. 지난해 시인 열두 명이 참여한 『뭐 사랑도 있겠고, 인간 고유의 특성: SF 시집』으로 시와 SF의 만남을 선보인 데 이어, 이번에는 SF라는 공통된 키워드를 통해 소설과 시를 한 권에 담았다. 바로 〈SF 소설×시〉다. 각 권은 소설가 한 명과 시인 한 명이 짝을 이루어 SF 소설 한 편과 SF 시 일곱 편을 함께 썼다. 천선란과 임솔아, 이유리와 신이인, 현호정과 임승유, 예소연과 유선혜, 김희선과 김승일이 짝을 이뤘다. 그중 현호정과 임승유의 『청포도를 줄게』에는 SF 소설 ?청포도의 빛?과 SF 시 ?숙모? 일곱 편, 그리고 SF에 대한 공통 질문으로 구성된 ?5문 5답?이 수록돼 있다.

소설과 시가 한 권에 함께 실리는 일은 드물다. 서로 다른 두 장르를 이어줄 연결고리가 마땅치 않아서다. 그 연결고리 역할을 SF는 할 수 있다. SF란 장르나 형식이라기보다 세계를 바라보는 태도에 가깝기 때문이다. 각각의 소설가와 시인은 SF라는 태도 하나만을 공유한 채, 서로의 글을 읽으며 새로운 무언가를 쓰기 시작했다. 이렇게 쓰인 소설과 시는 한 권 안에서 느슨하게 연결된다. 시의 공백은 소설의 서사에 균열을 내고, 소설의 서사는 시의 공백을 메운다. 그 뒤섞임 속에서, 두 사람이 함께하지 않았다면 나오지 않았을 새로운 상상력과 감각이 발현된다. 〈SF 소설×시〉는 그 결과물이다.

두 사람이 함께 쓰는 방식은 각 권마다 달랐다. 같은 주제를 정해두고 각자 써 내려가기도, 소설가가 시를 먼저 읽고 소설을 쓰기도, 반대로 시인이 소설을 먼저 읽고 시를 쓰기도 했다. 『청포도를 줄게』의 두 사람은 각자 글을 써 내려가되, 중간 단계의 원고를 서로 나눠 읽으며 마무리를 지었다. 그렇게 완성된 소설과 시는 뜻밖에도 같은 일을 하고 있었다. 지금 여기에 없는 존재를 자꾸만 불러내는 일이다. 현호정의 소설에서 그것은 멀리 떠나온 아버지가 지구에 남긴 아이를 향해 부르는 목소리로, 임승유의 시에서는 질녀가 자꾸 불러내는 숙모라는 이름으로 나타난다.

?5문 5답?에는 두 사람이 각자의 글을 쓰고 서로의 글을 읽으면서 어떤 변화를 겪었는지 실려 있다. 현호정에게 SF는 "가장 쓰기 쉽고 단순한 소설"이다. 백지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종이 위에 어떤 법칙들이 이미 디딤돌처럼 배열되어 있는 느낌"이었다는 것이다. 그는 ?청포도의 빛?을 "아버지와 이별했거나, 이별을 준비하고 있는 친구를 위해 쓴 소설"이라 밝히며, 죽음이란 "우주로의 긴 여정과도 같지 않나 싶다"고 말한다. 한편 임승유는 오래 붙들어 온 숙모를 이 시편으로 처음 써냈다. 설화를 아무리 뒤져도 "인류의 보편적 욕망을 다루는 서사에 숙모의 자리가 없었"고, 그래서 "숙모라는 존재 자체가 SF적이라고 느꼈"다는 것이다. 현실에는 분명히 있는데 이야기 속에는 없는 존재. 그 없는 존재를 불러내기 위해 시인은 SF의 자리를 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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