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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시/희곡 > 과학소설(SF) > 한국 과학소설
선 끝에
저자 | 천선란, 임솔아 (지은이)
출판사 | 허블
출판일 | 2026. 07.15 판매가 | 10,000 원 | 할인가 9,000 원
ISBN | 9791124668016 페이지 | 124쪽
판형 | 128*205*7mm 무게 | 161

   


소설 한 편, 시 일곱 편, 그리고 5문 5답
천선란과 임솔아의 〈SF 소설×시〉


SF 전문 출판사 허블에서 새로운 형태의 SF를 선보인다. 지난해 시인 열두 명이 참여한 『뭐 사랑도 있겠고, 인간 고유의 특성: SF 시집』으로 시와 SF의 만남을 선보인 데 이어, 이번에는 SF라는 공통된 키워드를 통해 소설과 시를 한 권에 담았다. 바로 〈SF 소설×시〉다. 각 권은 소설가 한 명과 시인 한 명이 짝을 이루어 SF 소설 한 편과 SF 시 일곱 편을 함께 썼다. 천선란과 임솔아, 이유리와 신이인, 현호정과 임승유, 예소연과 유선혜, 김희선과 김승일이 짝을 이뤘다. 그중 천선란과 임솔아의 『선 끝에』에는 SF 소설 ?선 끝에 나룻배를 탄 타조와?와 SF 시 ?해양 설Marine Snow? ?새 이야기? ?받아쓰기 기능? ?Its Milky? ?선? ?텔레미터링? ?모두 다른 괴물?, 그리고 SF에 대한 공통 질문으로 구성된 ?5문 5답?이 수록돼 있다.

소설과 시가 한 권에 함께 실리는 일은 드물다. 서로 다른 두 장르를 이어줄 연결고리가 마땅치 않아서다. 그 연결고리 역할을 SF는 할 수 있다. SF란 장르나 형식이라기보다 세계를 바라보는 태도에 가깝기 때문이다. 각각의 소설가와 시인은 SF라는 태도 하나만을 공유한 채, 서로의 글을 읽으며 새로운 무언가를 쓰기 시작했다. 이렇게 쓰인 소설과 시는 한 권 안에서 느슨하게 연결된다. 시의 공백은 소설의 서사에 균열을 내고, 소설의 서사는 시의 공백을 메운다. 그 뒤섞임 속에서, 두 사람이 함께하지 않았다면 나오지 않았을 새로운 상상력과 감각이 발현된다. 〈SF 소설×시〉는 그 결과물이다.

두 사람이 함께 쓰는 방식은 각 권마다 달랐다. 같은 주제를 정해두고 각자 써 내려가기도, 소설가가 시를 먼저 읽고 소설을 쓰기도, 반대로 시인이 소설을 먼저 읽고 시를 쓰기도 했다. 그중 『선 끝에』는 천선란이 임솔아의 기출간 시집을 읽고 이번 소설을 썼고, 임솔아가 해당 소설을 읽고 시편들을 뒤이어 썼다. 이렇게 함께 쓰는 과정에서 SF는 각기 다른 모습으로 변환되는데, 『선 끝에』에서는 우주선이다. 다만 같은 우주선이라도 두 사람이 그것을 쓰는 방식은 서로 다르다. 천선란 소설의 우주선은 애도의 장으로 기능한다. 그 안에서 주인공은 블랙홀에 붙들려 아주 느리게 익사하는 사람들을 지켜보며 홀로 늙어간다. 반면 임솔아 시의 우주선은 무덤이자 생활의 터전이다. 명이 다한 우주선들이 가라앉은 심해에서, 화자는 창문에 부딪히는 해양 설을 바라본다.

?5문 5답?에는 두 사람이 각자의 글을 쓰고 서로의 글을 읽으면서 어떤 변화를 겪었는지 실려 있다. 이번 작업이 "난생처음"이었다는 임솔아는, "SF라는 키워드가 없었더라면 이 시에 사용하지 않았을 단어들이 있다"고 밝힌다. 잘 알고 쓰기보다 모르는 것을 향해 가면서 알게 되는 것들이 파생되었고, 그렇게 새로운 단어들을 반갑게 향유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나아가 그는 천선란의 소설을 읽고, 소설 속 인물들이 자신의 일상과 접촉하게 하면 어떨까 생각했다고 말한다. 그렇게 "답시를 쓰는 마음"으로 시를 이어 썼다. 소설의 주인공 무연이 시편들 속을 걸어 다니는 것은 그래서다. 한편 천선란은 임솔아의 시 ?받아쓰기 기능?의 "죽은 사람은 내가 본 적 없는 사람"이라는 구절을 가장 인상 깊게 꼽았다. 그간 마주한 영정 사진이 왜 그토록 낯설었는지를 이 문장에서 깨달았다고, 익숙했던 얼굴이 한순간에 낯설어지면 알고 있던 상대의 전부가 흐려진다고 그는 고백했다. 소설을 읽은 시인은 소설의 인물을 자신의 시로 데려왔고, 시를 읽은 소설가는 자신이 오래 써온 것을 다시 보게 되었다. 함께 쓰지 않았다면 없었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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