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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아내의 정원
저자 | 이용성 (지은이)
출판사 | 마음시회
출판일 | 2026. 03.03 판매가 | 15,000 원 | 할인가 13,500 원
ISBN | 9791124253007 페이지 | 136쪽
판형 | 135*205*9 무게 | 177

   


삶의 한가운데를 지나온 한 남자가 묻는다. “너는 누구냐?” 그리고 스스로 답한다. “결국, 인생은 추억 쌓기 게임이다.” 시집 『아내의 정원』은 그렇게 시작된다. 화려한 수사보다 담담한 고백으로, 거창한 선언 대신 생활의 자리에서 길어 올린 문장으로 독자를 맞이한다. 이 시집은 꽃과 계절, 가족과 노동, 그리고 스쳐 지나간 시간들을 통해 한 인간이 삶의 경계선에서 깨달은 진실을 차분히 풀어낸다.

15층 베란다에서 피어난 인생의 은유
표제작 「아내의 정원」은 이 시집의 정서를 가장 선명하게 보여준다. 15층 아파트 베란다, 하얀 스티로폼 상자에 흙을 채워 씨앗을 뿌리던 아내의 모습. 무심히 스쳐 지나갔던 작은 공간에서 어느 날 문득 꽃이 피어 있음을 발견하는 순간, 화자는 깨닫는다. 자신이 보지 못했던 사랑과 헌신, 그리고 삶의 기적을.
“오늘에서야/작은 정원에 예쁜 꽃이 보였습니다/마법사 같은 예쁜 아내가 보였습니다” 이 시집에서 ‘꽃’은 단순한 자연물이 아니다. 그것은 견딤의 결과이자, 흔들림 끝에 도달한 존재의 증명이다. 시인은 말한다. “비바람에 흔들리며 피어야 한다/그래야만 꽃이다” 이 문장은 시집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 의식이자 독자에게 건네는 위로의 문장이다.

노동과 일상, 그리고 존재의 힘
특히 주목할 점은 시인이 산업 현장의 노동자로서 살아온 일상을 숨기지 않는다는 점이다. 출근길, 공장 철조망, 막노동 현장, 녹슨 회사 울타리. 그 공간들은 삭막한 배경이 아니라 시적 사유가 시작되는 자리다.
“쓰러지면 영원히 사라지니/하늘 바라보고 있을 때/세상에다 소리쳐 보자/아직도 나는 살아 있다고”
이 구절에서 드러나듯, 시인은 거창한 철학 대신 ‘살아 있음’ 그 자체를 선언한다. 매일 반복되는 출퇴근, 비 오는 날 방충망에 매달린 매미 한 마리, 아스팔트 위에서 몸부림치는 지렁이까지도 시적 대상이 된다. 삶을 외면하지 않고 끝까지 바라보는 태도가 이 시집의 힘이다.

부모의 청춘, 사라진 시간에 대한 애도
『아내의 정원』은 개인적 사랑의 고백에 머물지 않는다. 시인은 아버지의 청춘과 어머니의 고단한 삶을 정면으로 응시한다.
「아버지의 청춘은 꽃이 되어」에서는 논두렁 둔덕에 앉아 막걸리 한 사발로 끼니를 때우던 아버지의 모습을 그린다. 지게를 지고, 망초를 베어 쇠죽을 끓이던 시간들. 그 청춘은 어느새 재가 되었지만, 시인의 눈에는 여전히 ‘꽃’으로 피어난다.
또한 병상에 누운 어머니를 바라보는 장면은 절제된 언어로 깊은 울림을 남긴다. 욕창이 생기고, 청춘이 검은 꽃처럼 피어난 노모의 얼굴 앞에서 시인은 묻는다. “어떡하나.” 그 한 마디 속에 미처 다하지 못한 효심과 회한, 그리고 이별의 두려움이 응축되어 있다.
이 시집은 부모 세대의 삶을 미화하지 않는다. 대신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늦었지만 이름을 불러준다. 그것이 시인이 선택한 애도의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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