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 회원가입
   Home    |    신간도서    |    분야별베스트    |    국내도서


역사 > 한국고대~고려시대 > 한국고대사
가락국기 : 너와 나의 뿌리를 찾아서
저자 | 서정목 지음
출판사 | 글누림
출판일 | 2021. 11.15 판매가 | 38,000 원 | 할인가 34,200 원
ISBN | 9788963276427 페이지 | 496
판형 | 153*225*31 무게 | 744

   


[가락국기]에는 납득할 수 없는 일들이 더러 있다. 그 중 하나는 김수로와 허황옥이 김해의 장유면 지사리 배필정 고개 아래에서 만나 혼인할 때의 나이이다. 그 기록은 허 왕후가 서기 189년에 157세로 승하하였고 김수로왕은 10년 뒤인 199년에 158세로 승하하였다고 한다. 그러면 서기 48년 7월 28일 혼인할 때 허 왕후의 나이는 16세이고 김수로왕의 나이는 7세가 된다. 김수로왕이 9세 연상의 허 왕후를 맞이한 것일까? 그러나 이듬해에 태자가 태어났다. 그러니 7세의 어린이가 16세의 처녀를 잉태시켰다는 이 기록을 누가 믿으려 하겠는가? 김수로왕이 199년에 158세로 승하하였다는 계산은 어떻게 나왔는가? 그것은 서기 42년 3월 초 그가 구지봉에 ‘출현’한 시점을 ‘출생’한 시점이라고 착각하고 헤아렸기 때문에 나온 것이다. 42년에 출생하였다고 보면 199년에 158세가 된다. 그러나 ?가락국기?는 김수로의 ‘출현’을 묘사하고 있지 ‘출생’을 그리고 있지 않다. 김수로는 거북처럼 생긴 분성산의 머리에 해당하는 구지봉에서 황금 알로 출현하여 이튿날 새벽 아이로 변하였고 보름 만에 정권을 접수하였다. 그 하룻밤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났겠는가? 황금색 비단으로 만든 인조 알 6개 속에 들어 있던 김씨 아이들이 황금색 비단을 풀고 알 밖으로 나왔다. ?가락국기?는 이렇게 해석되게 적었을 뿐이다. 기록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기록을 잘못 해석한 것이다. 누가? 이 출현을 ‘탄강’이라고 표현한 이들이다. 탄강이라니? 누가 하늘에서 탄생하여 지구로 내려올 수 있다는 말인가? 그러니 이 이야기는 가락국 건국사가 아니고 아무도 믿지 않는 가락국 건국 신화가 되었다. 모든 정권 탈취에는 개인 신성화가 필요하다. 인간을 신성화, 우상화하기 위해서는 권모술수를 써야 한다. 정권을 잡으려는 자는 누구나 하늘의 아들[天子]가 되고 싶어 한다. 정권을 빼앗으려는 집단은 두령을 하늘의 아들로 만들어 몽매한 토인들을 속인 후, 낡은 기득권 세력을 청산하고 새 나라를 세운다. 김수로는 경남 김해 거북산[분산]의 머리 봉우리[龜首峰]에 나타난 서기 42년보다 10년은 더 전인 32년쯤에 대륙에서 태어났다. 김씨 집안 어른들이 42년의 출현을 출생으로 보이게 속인 것이다. 48년 7월 28일 허황옥과 혼인할 때 그는 17세쯤 되었다. 17세 총각과 16세 처녀가 배필정 고개 아래 유궁(천막)에서 함께 잠을 자면 이듬해에 아기가 태어나지. 김수로왕이 가락 김씨의 시조이다. 허씨는 어머니의 성을 물려받은 그들의 둘째, 셋째 아들의 후손이다. 서기 60년{또는 65년}에 김알지가 서라벌의 계림에 나타났다. 여섯 개의 인조 알을 풀고 나온 아이들이 6가야를 접수하기 시작한 때로부터 18년{23년}이 흐른 뒤이다. 한 세대가 흘렀다. 왜 이 아기는 황금 함 속에 누워 흰 닭이 우는 계림의 나뭇가지에 걸려 있었을까? 흰 닭은 누가 가져다 놓았을까? 서라벌에는 분산도, 거북 머리 봉우리도, 망산도도 없었다. 계림이라는 지형지물에 맞게 아기를 황금 함 속에 넣어 나무에 올려 둠으로써 신성한 수목을 타고 하늘의 아들이 탄생 강림한 모습이 연출되었다. 그가 신라 김씨의 시조이다. 금관가야 마지막 왕 구충왕의 증손자 김유신이 김춘추에게 여동생(?) 문희를 소개하여 법민이 태어났다. 태종무열왕과 문무왕, 김유신이 무열왕의 딸 고타소가 죽은 원한을 갚으러 당나라와 손잡고 백제를 멸망시키고, 연개소문의 아들들이 분열하여 자중지란에 빠진 고구려를 멸망시켰다. 통일 신라는 신라 김씨, 가락 김씨 이 두 집안의 공동 지분 위에 서 있다. ??삼국유사??에서 이 두 집안의 애증의 갈등을 적은 기록은 권 제1 ?기이 제1? ?미추왕 죽엽군?이다. 김유신의 혼령이 미추임금의 능에 들어가 ‘지난 경신년에 내 후손이 죄 없이 죽임을 당했다. 나는 이제 더 이상 이 나라를 지키는 데에 힘을 쏟지 않겠다.’ 하였다. 미추임금의 혼령이 세 번이나 말렸다. 김유신의 혼령은 세 번 다 거부하고 신라를 떠났다. 통일 신라 멸망의 근저에는 신라 김씨에게 배신당한 가락 김씨의 원한이 깔려 있다. 이 기록들의 현대적 해석을 위하여 김씨, 허씨의 정체에 대한 긴 탐구 과정이 있었다. 그들은 대륙에서 벌어진 정권 쟁탈전에서 패배하고 한반도로 건너온 유이민들, 디아스포라[Dia: -을 너머, Spora: 씨를 뿌리다]이다. ?가락국기?에 적힌 세계 고대사 최고난도 수수께끼의 하나 ‘금관가야의 수립’, 그것을 푸는 열쇠는 동아시아 여러 문헌과 현장 곳곳에 흩어져 있다. 이제 겨우 이 땅의 국어 선생님들이 ?구지가?와 ?가락국기?를 가르칠 때 기댈 수 있는 작은 언덕이 하나 마련되었다. 그러나 이 언덕은 너무나 허약하다. 더 깊은 연구가 이루어져 민족의 정체성에 대한 논의가 객관적 토론을 거쳐 충분한 학술적 논거 위에 서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이 정체성이 확립되어야 2000년 이상을 대륙의 한족에 맞서 굳건히 자주 국가를 지켜온 조상들의 웅혼한 기마 유목 정신이 되살아난다. 이 책이 그 밑거름이 되기를 소망한다.


 

고객센터(도서발송처) : 02-835-6872
서울특별시 중구 퇴계로 10 메트로타워 16층 홈앤서비스 대표이사 최봉길
COPYRIGHT ⓒ HOME&SERVICE CO., LTD.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