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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 한국고대~고려시대 > 한국고대사
한국 고대의 시선과 시각
저자 | 이강래
출판사 | 주류성
출판일 | 2021. 11.01 판매가 | 26,000 원 | 할인가 23,400 원
ISBN | 9788962464535 페이지 | 528
판형 | 150*220*28 무게 | 740

   


역사학은 인간의 경험에 바탕을 둔다. 모든 사태에는 그를 경험한 당사자가 있다. 경험 주체는 그가 개입한 사건에 대해 가장 직접적인 설명자가 될 수 있다. 이미 발생한 사태라는 점에서 그것들은 기억의 대상이기도 하다. 어떤 사건이든 문자로 기록되기 전에는 사람들의 기억속에서 형성되고 보존되며 또 변전할 수밖에 없다. 경험은 감각수단에 의존하며, 그에 대한 기억은 정서적 맥락에 좌우된다. 경험 주체의 기억이란 동시대 구성원들이 공유하는 가치와 의미를 내재한 것들이다. (『한국 고대의 경험과 사유 방식』, 2020) 이 책도 저와 같은 나름의 定言 몇마디 범주를 벗어나지 못한다. 음미의 대상 자료 또한 고려사회가 낳은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이며, 경험과 기억과 설명과 기록과 인식 따위의 층위를 따지고 가른 귀결 역시 의구하여 다름이 없다. 두 문헌은 한국의 고대를 시공간으로 삼는 한편, 후대사람들의 눈과 손으로 정돈된 知的이자 시대적인 산물이다. 이는 문헌들의 본래적 속성이기도 하지만, 이 책의 제목 가운데 ‘시선’이 대상 중심의 방향성을 이끈다면, ‘시각’은 대상에 대한 설명과 기록의 주체가 설정하는 인식 틀과도 같은 것이다. 고대 삼국의 구성원들이 경험한 바를 고려 왕조의 빈약한 기록물들이 옳게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이야 다시 이를 나위가 없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분량보다 내용일 것이다. 물론 문헌 정보의 본질은 경험한 사실들이라고 말할 수 있다. 다만 그 사실들이란 오늘의 독자들이 제기하는 질문에 대해 유의한 대답의 자질을 갖추지 못한 것들이 대부분이다. 게다가 경험된 사건의 복원에 기여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이는 ‘비경험적’ 정보들이 태반이다. 그러한 정보들은 미처 충분히 독해되지 못한 채 방기되어 있기도 하다. 경험된 사건의 구체적 시공간과 행위 주체가 제대로 갖추어진 정보들이라 할지라도 의혹은 멈추지 않는다. 특정 사태가 경험된 후 그에 대한 기억과 전승과 채록의 굽이마다, 의도하거나 의도하지 못한 착종과 변용의 개입이 거듭되었기 때문이다. 이 책에 담은 문제의식들은 충분히 오래전에 발아된 것들이라는 점에서 지속적이었으되 새롭지 못하다. 한 세대를 견지할 만큼 의젓하지도 치열하지도 않았다. 사료 비판이란 그러므로, 저와 같은 병리적 요소들을 헤아리고 드러내고 옳게 정돈하는 작업일 것이다. 사실 이러한 진단은 너무도 당연한 바라 누구라도 수긍하는 게 그다지 어렵지 않지만, 각성의 정도와 수용하는 방식에서는 연구자들 사이에 편차가 제법 큰 것 같다. 설화적 설명의 저류에 잠복해 있는 ‘비경험적 역사성’을 간과하지 않기 위하여 착안한 이 역설적 정보들의 사료적 자질과 가치 그리고 설명력은, 여러 방향의 비판력과 상상력을 디딤돌 삼아 새롭게 획득되거나 회복되리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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