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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유형, 유형들
저자 | 김사리 (지은이)
출판사 | 한국문연
출판일 | 2025. 11.30 판매가 | 13,000 원 | 할인가 11,700 원
ISBN | 9788961044110 페이지 | 160쪽
판형 | 371g 무게 | 129*210*20mm

   


살다 보면 마른 물 자국 짙은 칼을 바라볼 때처럼 무언가로부터 마음을 베이는 순간이 있다. 벽시계 초침 소리만이 세상 움직임의 전부라고 느낄 만큼 모든 것이 멈춰버린 몽환 같은, 함부로 발을 들였다가는 헤어나지 못할 것만 같은, 어느 깊이에 빠져버리면 물줄기가 시작되는 곳에 닿을 것만 같은 경험은 흔하지 않다. 말라 자국이 되기까지 물과 칼이 함께 벼린 시간을 거꾸로 더듬는 일은 유추와 상상의 영역이겠지만, 김사리 시집 「유형, 유형들」은 시간이 남긴 자국을 침묵으로 읽어도 비장함으로 읽어도 상관없다. 불안과 결핍을 부여잡으려는 지독한 몸짓으로 가득한 그의 시집이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사이에서” 발생하는 파동으로 채워진 까닭이다. 그러니 물의 흔적을 따라갈 누군가나, 또 칼의 차가움에 기댈 누군가나 모두 김사리의 시를 마주하는 방식으로 넉넉하다.
이런 독법은 얼음이 물로 변하는 0℃(녹는점)와 물이 얼어버리는 0℃(어는점)처럼 하나의 지점이지만 방향에 따라 다르게 보이는 것과 비슷한데, 녹는점과 어는점이 동일한 지점에 상상과 현실을 버무린 목소리를 뿌려놓는다는 점이 시집 「유형, 유형들」의 특징이기도 하다. 삶의 여러 갈등에 접근하는 방식을 다양하게 제시하고 있는 시편들을 마주하며 상상에 무게를 두고 살필 것인지 아니면 현실에 집중할 것인지는 선택의 영역일 뿐이다. 다만 여기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김사리 시인이 보여주려는 세계의 층층이 어떤 방향성을 지니는지 현상 너머의 이미지가 향하는 곳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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